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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V 페라리 | 꼭 해야만 하는 사람들

by ContentsCollector 2020. 2. 24.

 

 

가본 적 없는 그때 그 시절을 소환해 신나는 레이싱 한 판을 보여주는 영화 '포드 V 페라리(Ford V Ferrari).

1960년대는 유럽 스포츠카들의 레이싱 전성시대였다고 한다. 그에 비해 미국의 포드는 상대적으로 대중적이고 싸고 실용적인 자동차 브랜드에 속했다. 매출 부진을 타파하고 승리의 이미지를 가져가기 위해 포드는 유럽의 레이싱 대회인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출전하기로 한다.

 

(조승연의 탐구생활에서는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이 스토리를 알고 보면 더 재미있어진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콘텐츠.) 

포드는 이를 위해 페라리를 인수하려다 실패한 후 레이싱 우승자 출신의 자동차 디자이너 ‘캐롤 셸비’에게 의뢰하여 레이싱 팀을 꾸리게 되고 셸비는 다혈질의 고집 센 레이서 ‘켄 마일스’와 함께 르망 24 출전을 준비한다. 

영화는 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그들의 도전과 우정을 그려내고 있다. 단순히 우승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체가 목표이고 그것을 즐기는 두 인물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그래서 레이싱 영화라는 느낌보다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인물들의 스토리라는 인상이 강하다. 성과나 목표보다는 무언가 자신이 꼭 하고자하는 일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셸비와 켄이 딱 그런 인물들이다.

 

레이스를 정말 사랑했던 사람들이라고 해야할까.

영화의 또 다른 재미는 포드사와의 갈등이다. 두 주인공과는 전혀 반대되는 포드사 내부 간부들의 태도는 그 시절 자본주의의 절정을 보여준다.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충동적이고 언행이 세련되지 못한 켄의 출전을 반대한다거나 피날레에서 포드팀이 나란히 들어오도록 요구하는 모습들은 답답하고 화가 나는 한편 셸비와 켄의 순수한 열정을 더욱 극대화시켜준다.

24시간 동안 이어지는 경주의 긴박함과 도전을 위해 고민하며 즐기는 팀의 열정, 60년대에 대한 레트로한 풍경이 더해져 이 영화는 정말 짜임새 있게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가 된 듯하다.

영화의 제목은 ‘포드 vs 페라리’였지만 페라리를 이긴 포드의 시점이 중심이 되었고, 포드팀의 승리의 그늘에 가려진 진짜를 만들어낸 셸비와 켄 두 사람의 서사가 영화 전체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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