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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 | 대충 보면 안되는 드라마

by ContentsCollector 2020. 4. 26.

 

본방 때 흐름을 놓쳐서 못 보고 넷플릭스로 정주행한 드라마 ‘하이에나’. 이 재밌는 걸 안 보고 그냥 지나쳐버릴 뻔했다니 아쉬울 뻔했다. 빠른 전개와 높은 몰입도, 짜임새 높은 에피소드와 대사들, 배우들의 케미까지 너무도 완벽했다. 

하이에나는 물주를 찾아 헤매는, 한 번 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절대 놓지 않는 일명 ‘길거리 변호사’ 정금자(김혜수)와 엘리트 변호사 윤희재(주지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법정 드라마다. 

정금자와 윤희재의 티키타카를 보는 재미가 컸는데, 둘은 가짜 로맨스에서 시작해 애증관계의 대결구도를 보여주다가 뭉클하고 애정 어린 파트너십으로 마무리지었다. 두 주인공의 로맨스는 전개에 있어 결정적이지만 중심이 되지는 않는다. 서로 다른 방식과 시선, 관계의 변화를 통해 로맨스를 크게 다루지 않으면서도 보여줄 건 충분히 다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스토리 전개와 균형이 너무도 적절하게 맞아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재미를 가져다준 건 얽히고 섥힌 소송과 사건들, 그것을 둘러싼 인물들의 관계들이었다. 그리고 대기업 로펌인 송앤김이 그 중심에 있다. 오랜 시간 치밀하게 하이에나처럼 정재계 거물들 사이에서 자리를 지켜온 송앤김, 그 안에 에이스 변호사 윤희재, 그에 반해 대놓고 속물근성 드러내며 발로 뛰어 사건을 해결하는 정금자의 법률사무소 충. 양극단의 하이에나들은 비슷한 듯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며 충돌하고 또 공생한다.

드라마에서 다루는 사건들을 보고 있으면, 지금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와 각종 비리들의 총집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재벌집안의 승계 싸움과 치정, 검은 속내로 밀어붙이는 인수합병, 종교 사기, 부모 자식 간의 감금과 폭행, 소속사 분쟁, 스타트업의 열정 페이와 그림자, 어른들의 싸움으로 번진 재벌 4세들의 싸움까지. 어느 하나 빠짐없이 지금 우리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빼다 박았다. 

아니, 현실이 더하겠지.

 


사건에 얽힌 인물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며 태세전환을 하지만, 그렇다고 피고와 원고의 명확한 선악구도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누구도 완벽하게 선도 없고 악도 없다. 득과 실만이 존재하며, 속고 속이고 짓밟고 짓밟힌다. 그것 역시 현실을 닮아있다. 정답이 없을 것만 같은 상황에서 정금자와 윤희재는 서로 적이 되기도 하고 팀이 되기도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닮아간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이 거듭되고 특유의 케미가 느껴진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들을 이끌어나가는 정금자의 찰진 대사와 카리스마, 발랄한 위트가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보수적인 수트 일색인 꼿꼿한 변호사들 사이에서 복고풍의 수트와 컬러풀한 트레이닝복을 믹스매치한 패션에서도 정금자가 어떤 캐릭터를 보여주려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게 바로 정금자 방식이다.

다시 봐도 좋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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