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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수업 | 끝까지 인간이 되지 못한 인간들의 이야기

by ContentsCollector 2020. 6. 16.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에 인기 순위 상위권에 랭크되어 종종 눈에 띄었던 인간수업. 리뷰도 꽤 괜찮아서 한 번 봐야지 했었는데 1화 첫 장면을 보고 꺼버렸었다.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장면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기 때문.

그러다 또 하도 평이 좋아서 다시금 처음부터 차근히 보게된 드라마 인간수업.



부모같지 않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 혼자 스스로 살아남은, 살아가야 하는 고등학생 오지수. 그는 오직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 성매매 어플을 개발해 돈을 모은다. 그리고 그 돈으로 학교와 학원을 다니고 생활비에 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인 인생이 지수를 이렇게 윤리와 도덕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양심의 가책마저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다. 자신이 하는 일을 그저 경호업이라고 표현하는데서 얼마나 옳고 그름에 무감각해졌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어수룩하고 조용한 학생이다. 심지어 어떤 면에서는 착해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 그가 그럴만했다고 느끼게끔 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사실 여기서부터 난 조금 불편했다.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빌런에게 연민을 느끼게 하고 서사를 부여한다는 점이. 그리고 조금 위험해보였다. 이 드라마의 상황 설정은 최근 우리 사회에 일어난 사건들과 너무도 닮아있기에.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대사들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잘 만들 작품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과 불편함은 배가 되었다.

지수와 한 배를 탄 배규리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가 숨 막히게 하는 엘리트 부모 밑에서 살아간다는 것으로 그 모든 일들에 명분이 충분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어딘가 깨름직하다. 그냥은 살아지지가 않아서 라고 말하는 대사와 함께 슬픈 눈빛을 하는 그녀.

그들은 분명 범죄자들이고 용서받을 수 없는 인간들이지만 드라마는 그들에게 인간미와 우정같은 것들을 심어주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목숨 걸고 구하는 장면들을 통해 또 다른 악당들을 통해 약자로 그려졌다.

매 회가 끝날 때 마다 마지막 장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을 알고 계시다면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세요.’라는 말이 등장했는데, 이것 역시 이 드라마에게 쏟아질 비난에 대한 최소한의 방패막이같았다.

간절히도 인간이 되고 싶었지만 끝까지 인간답게 살기를 포기한 자들의 모음집같았던 드라마.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 꿈이었을 뿐이라고 절규하지만 스스로 파멸의 길을 선택한 아이들의 숨막히는 질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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